《“지구 살리기는 이제 이타적 행동이 아니다. 확실한 돈벌이가 됐다.”
다국적 에너지기업인 로열더치셸이 지난해 10월 컨설팅회사를 통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 안에 전 세계 환경사업 시장 규모는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돈 쓰는 분야로만 여겨 온 환경이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유망산업이 된 것이다.
2005년 교토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당장 내년부터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줄여야 한다.
소비자들의 환경의식은 높아졌고 각국 정치인들은 앞 다퉈 환경과 관련한 정책을 쏟아 내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이런 상황을 예견하고 일찌감치 환경산업에 투자했다.
제너럴 일렉트릭(GE), BP 등 다국적 기업들은 새로운 ‘노다지’ 시장으로 친환경산업을 지목하고 수익극대화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환경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태양력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환경친화형 상품 등이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 신재생에너지를 선점하라
바람과 햇빛을 이용한 에너지.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만 봤던 미래 신재생에너지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풍력. 이미 유럽에서는 전체 전력 수요의 2%를 풍력발전이 담당하고 있다. 2020년에는 전체 발전량의 12%가 풍력으로 해결될 전망. 한국 정부도 2012년까지 약 2500MW의 풍력발전 설비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효성은 1990년대 중반부터 풍력발전기 개발을 추진해 주요 구성기기인 증속기, 발전기, 제어기, 타워 등의 제품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섬유와 중공업, 타이어코드 등이 주력사업인 효성은 미래 성장산업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택해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기어드 타입(기어를 사용한 풍력발전기)의 750KW 풍력 터빈 개발을 완료해 대관령 실증단지에서 시운전 중이다.
효성은 또 지난달 한국서부발전㈜의 삼랑진 태양광발전설비를 인수해 태양광사업에도 본격 진출하고 있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친환경사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열에너지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냉난방 시스템, 태양광 건축외장재 사업,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LG전자는 땅속의 온도가 상대적으로 일정하다는 원리를 이용한 지열 히트펌프기술을 적용해 ‘하이브리드 냉난방 시스템’을 개발했다. 여름철에는 시원하고 겨울철에는 따뜻한 지하 에너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냉난방 시스템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을 30∼5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물 시장, 500조 원?
“세계 10대 물 기업이라는 비전을 세웠다. 앞으로 물 산업을 중점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올 4월 코오롱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물’을 회사의 비전으로 내세웠다.
왜 물일까. 지구온난화로 인한 사막화, 산업 및 농업용수 낭비 등으로 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각해진다는 점을 예견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 산업은 상수도 및 하수도, 해수담수화, 생수제조업 등을 포괄한다. 영국의 물 분야 전문조사기관인 글로벌 워터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04년 기준 세계 물 산업 규모는 5400억 달러(약 500조 원)가량. 물 산업은 매년 5.5%씩 성장해 수익을 낼 여지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해수담수화 사업은 친환경사업으로 각광을 받는 분야다. 또 다른 방법인 인공강우는 아직 실험단계이기 때문이다.
대형 해수담수화 플랜트 분야(MSF 방식)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해수를 발전소에서 나오는 섭씨 120도의 증기로 가열해 수증기로 만든 뒤 다시 바닷물로 식히는 과정에서 관에 맺히는 물방울을 모아 담수로 만드는 방식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1월 두바이에 담수연구개발센터를 개설하고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 2005년 미국에 설립한 두산하이드로테크놀러지와 연계해 정수 및 폐수처리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이산화탄소 배출권 팝니다
교토의정서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 등 38개국은 내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평균 5.2% 감축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설비를 설치할 수 없거나, 설치해도 규정대로 줄이기 힘들다면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사야 한다. 탄소 배출권을 사고파는 전 세계 ‘탄소시장’의 규모는 2010년 1500억 달러(약 140조 원)에 이를 것으로 국제배출권거래협회와 세계은행은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LG상사 울산화학 등이 탄소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권에는 탄소펀드까지 등장했다.
LG상사는 올 3월 LG필립스LCD와 온실가스 저감 사업인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에 대한 업무제휴협약을 체결했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설비로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한 뒤 2008년 하반기부터 배출권 거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울산화학은 이미 온실가스 감축 설비를 설치해 연간 140만 t의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400만달러 가량이다.
[자료출처 : 동아일보 2007.06.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