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수질 및 대기오염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합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구 차원의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개척기 서부에서 ‘골드 러시’가 있었을 때 그들에게 생활의 기반을 제공했던 숙박업자와 식당 주인 등이 큰 이득을 봤습니다. 한국에서도 온라인 쇼핑몰이 한창 생겨났을 때 온라인 ‘장터’를 제공했던 기업들이 많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지구 온난화와 자원 고갈 등의 문제도 시장의 힘을 빌린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환경 보전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 환경컨설팅업체인 EBI는 2010년 세계 환경시장이 7687억 달러 규모로 반도체 시장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HTN_MPHOTO 0 ->
환경이 기업활동에서 중요한 게임의 룰로 떠올랐다.
글로벌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강세인 에너지 절약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환경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 에너지 효율 개선으로 새 시장 개척
2013년부터는 한국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 대상 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유럽 등 선진국들은 한국을 향해 ‘링 위로 올라오라’며 압박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규모는 2003년 기준으로 4억4800만 t이다.
이는 1990년의 2억2600만 t과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유럽 선진국들이 교토의정서에 따라 온실가스를 1990년보다 평균 5.2% 줄이기로 한 것을 고려하면 온실가스 감축이 얼마나 시급한 문제인지 짐작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제한 송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그러나 위기감은 긍정적인 힘으로 전환될 수 있다. 화석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세계적인 추세를 신사업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워드는 ‘고효율’이다
지구 온난화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기업들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WWF) 회원들이 5일 브라질 국회의사당 앞 잔디밭에서 온실가스를 상징하는 하얀 풍선 6000개를 꽂고 있다. 풍선 1개는 1000t의 온실가스를 상징하는 것으로 하루 배출되는 600만 t의 온실가스를 표현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
<!- HTN_MPHOTO 1 ->구글과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HP, 델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최근 ‘환경 친화적 컴퓨터 문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인 컴퓨터를 개발해 2010년까지 차량 1100만 대를 없앤 것과 같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 목표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효율 전자제품 개발에서 결코 세계 어느 업체에도 뒤지지 않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가 최근 상용설비로 가동하기 시작한 파이넥스 공법은 철강 제조공정의 단축으로 투자비가 기존 용광로의 80% 수준이다. 전 처리 과정이 필요 없어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너지 고효율 제품 시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이 5년 만에 20배로 성장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대수는 2003년 4만 대에서 2006년에는 30만 대로 늘었다.
<!- HTN_MPHOTO 2 ->1995년부터 친환경 차량 개발에 착수한 현대자동차는 현재 하이브리드 차량은 물론 연료전지차도 개발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로 구동하는 투싼 연료전지차를 개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유럽연합(EU)에서 에너지 고효율(A등급)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1993년 2% 수준에서 2003년 45%까지 상승했다.
○ 친환경 에너지는 미래 성장산업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태양열이나 풍력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은 수십 년 전부터 나왔던 얘기다. 당시는 ‘꿈의 에너지’ 이미지가 강했지만 지금은 현실적인 대안 에너지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엔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고 화석연료의 가격도 지금처럼 비싸지 않았다. 유가 100달러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각종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빠른 속도로 형성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건창호, LG CNS, 현대중공업 등은 최근 태양광 발전 분야에 진출하거나 투자를 대폭 늘렸다. 태양광 발전 분야 시장은 2000∼2006년 사이에 매년 평균 40∼50%씩 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05년 150억 달러에서 2010년에는 35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CLSA, 2005년)된다.
유럽신재생에너지협의회(EREC)는 2020년에 태양광 발전 단가가 기존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 단가와 같아지면서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2040년에는 전체 전력 공급량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4년 말 현재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이 5.7%에 불과하다.
일본의 샤프는 폭발적인 세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06년 태양광 발전 분야에 70억 엔을 투자하는 등 앞서 나가고 있다.
풍력 시장은 2000∼2006년 사이 매년 평균 25% 성장하고 있다. 2005년 139억 달러에서 2010년에는 462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OECD는 전망한다. 국내에서는 유니슨이라는 기업이 풍력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바이오 연료 시장은 2005년 157억 달러에서 2010년 348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기준으로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0.5%에 불과하다. 초기 단계인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보조금 및 조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과 EU,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조세경감 등의 정책으로 시장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EU는 201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 에너지의 12%, 발전 부문의 21%까지 높일 계획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투자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 주목받는 환경 파생상품 시장
나무를 심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돈벌이가 될 수 있을까. 자신의 공장에서 나오던 온실가스를 줄였다고 돈을 벌 수 있을까. 온실가스가 만들어 낸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가능한 얘기다. 국내 기업 중에는 이미 이런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는 곳이 있다.
온실가스로 파생된 상품으로 대표적인 것이 배출권거래제도(ETS)와 청정개발체제(CDM)다.
배출권 거래제도는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파는 제도를 말한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자국의 배출 목표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 나라는 남는 양을 다른 나라에 팔 수 있다.
청정개발체제는 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선진국이 돕고, 이때 줄어든 온실가스량을 선진국이 배출권 형태로 팔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질산 등 정밀화학 소재 생산업체인 휴켐스는 오스트리아의 배출권 투자 및 판매 전문업체로부터 투자를 받아 4월 말 아산화질소 저감 시설을 준공해 CDM 사업에 나섰다.
국내 CDM 사업은 퍼스텍이 정부의 승인을 받은 2004년 7월부터 시작됐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 유니슨 등이 CDM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기업의 참여도 늘고 있다. LG화학과 한화가 최근 정부의 승인을 얻어 CDM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료출처 동아일보 2007.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