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굴뚝 온실가스 180만t 줄인다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기업들은 2012년까지 2005년 배출량의 3.2% 수준인 180만t의 이산화탄소(CO₂)를 줄여야 한다.
또 대규모 주거단지와 산업단지 30곳에 추가로 친환경 열병합 발전시설을 마련,향후 5년간 3000만CO₂t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공공기관의 경우 2010년까지 연간 에너지 소비량이 동결되며 온실가스 흡수를 위해 4597㏊의 산림이 조성된다.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지금의 환경세가 탄소세로 전환된다.
정부는 17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기후변화대책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후변화 제4차 종합대책'을 심의해 확정했다.
또 이 대책을 근거로 내년 말까지 국제 사회에 공개할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이처럼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은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끝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결과 우리나라가 2013년부터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철강 자동차 시멘트 석유화학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반면 환경 관련 산업은 앞으로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제4차 대책에 따르면 산업계는 자발적인 감축계획 이행 등을 통해 2005년 대비 3.2%를 줄이도록 했다.
대규모 주거단지와 산업단지에는 열병합 발전시설 등 친환경 집단에너지 공급시설이 마련된다.
정부는 올해 현재 대형 주거단지 26곳,산업단지 21곳에 설치돼 있는 열병합 발전시설 설치 지역을 2012년까지 각각 52곳과 25개 사업장으로 늘리기로 했다.
자동차 연비효율 개선 등을 통해 자동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2년까지 59만4000CO₂t 줄이고 자동차와 항공기 등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규제도 검토키로 했다.
탄소 흡수량을 증대하기 위해 산림 4597㏊도 추가 조성키로 했다.
2012년까지 숲 1109㏊,유휴토지 조림 2163㏊ 등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신재생 에너지 비중도 크게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 현재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 2.3%에 불과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11년 5%,2030년 9%로 높일 예정이다.
또 바이오 디젤 혼합비율도 올해 0.5%에서 2012년 3%로 늘리기로 했다.
각종 에너지 기기들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크게 늘어난다.
보일러 전동기 요 가전기기 등 7개 에너지 다소비기기에 대한 고효율화를 추진,2012년까지 국내 에너지 소비량을 4% 줄인다는 계획이다.
2010년부터는 대기전력 저감기준 미달 제품에 대해서는 경고 표시를 의무적으로 붙일 예정이다.
정부는 또 이 같은 온실가스 감축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적극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등에 감축 목표를 할당하는 방식의 비자발적 배출권 거래시장을 오는 2009년 도입하고 배출권에 직접 투자하는 탄소 펀드도 조성키로 했다.
지금의 환경세를 탄소세로 전환,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 등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준비 덜된 기업 "감축량 얼마냐" 비상
지난 15일 채택된 '발리 로드맵'으로 우리나라가 2013년부터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에 포함되는 것이 확실시되면서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오래 전부터 예견됐던 일이었지만 여전히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17일 국무조정실 회의에서 2012년까지 2005년에 비해 온실가스를 3.2% 줄이는 방안을 확정하자 기업들은 자사에 감축량이 얼마나 할당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부심한 모습이다.
우선 기업들은 2012년까지 자발적으로 최대한 에너지 효율을 높여 놓는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11일 회장단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보호를 위한 산업계 자율실천 선언문'을 채택하고 경제계가 온실가스 폐기물 등의 감축 활동을 자발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결의한 바 있다.
하지만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우리나라 기업들이 앞으로 5년 동안 국제 사회의 기준에 맞도록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은 그 자체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거나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경영 전략을 바꿔야 할 정도의 상당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 지구환경연구소의 정예모 부장은 "철강 등 일부 업종의 경우 이미 그동안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한 줄여 놓았기 때문에 더이상 감축할 여력이 없는 회사들도 있다"며 "이 경우 완전히 새로운 공법을 도입해야 하는 등 상당한 부담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리스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탄소배출권 사업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돈이 될 만한 친환경사업도 얼마든지 많기 때문이다.
이미 LG화학,한화 등 석유화학 기업들을 중심으로 탄소배출권 사업에 진출한 상태.정부가 나서 배출권 거래시장을 만들 계획인 만큼 앞으로는 업종을 불문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출처 : 한국경제 12월 18일자]